오늘 출근하는 길에 내가 항상 다니는 예쁜 나무 숲의 갑판길에서 평소와는 다른 나무숲의 모습을 보았다. 내가 보았던 광경은 바로 나무들 자체 혹은 그 사이로 비춰진 빛과 그에 따라 자연히 생기는 반대편의 그림자가 전체 곳곳에 세워져 있던 나무들과 하나의 그림으로 어우려져있는 모습이었다. 평소에는 그냥 나뭇잎들, 나무 가지, 몸통, 그 주위의 흙, 혹은 그냥 빛에 비춰졌던 나무들 뿐이었는데, 오늘은 그에 더해진 그림자의 모습까지 더해져 정말 한 사물에서 보여질 수 있는 모든 모습들이 나의 눈을 통해 마치 그림액자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통과하고 있었다.
신기했다. 매번 그냥 한 이벤트의 한부분 한부분만 보였었는데, 이번에는 무언가 큰 프레임으로 나에게 다가와서 기존에는 보고 싶지 않았던, 그리고 보지않으려고 했던 어떤 내 마음의 불편한 부분 또한 나의 일부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 모든게 다 어우러져 전체를 이룬다는 것. 그것이 나라는 것. 그리고 그냥 판단이나 평가 없이 그 자체로 본다면, 내가 보지 못한 또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는 것에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모든것이 어우러진 숲은 정말 자연스러운 모습이었고 평안한 것 같았다. 그 속에 있던 나도 기분이 정말 좋고 가벼워진 것 같았다. 이런 느낌을 기억할 수 있도록 이 순간을 또 소중히 간직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1. 9. 12
이번 주말은 그냥 너무 편안하고 가벼워진 느낌으로 보낸 것 같다. 가만히 아무것도 안하고 있어도 머리 속이 복잡하지 않았다. 그냥 내가 나의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지금까지 몸과 마음이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스트레칭이건 운동이건 다 그만 둔지 오래였다. 그런데 지금은 다시 스트레칭이랑 근육운동을 시작해 볼 수 있겠다는 강한 마음이 들었고, 오늘부터 아주 간단한 근육운동과 스트레칭을 하루 30분의 양이 되도록 해서 시작하였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지금 나는 내가 생각한대로 하고 있는 이 순간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진다.
2021. 9. 15
오늘 컬러 경험하기의 마지막 스터디 모임시간에 나누었던 말을 기록해본다. 일단 딥마젠터시기에 느꼈던 점들은 크게 3가지였다. 먼저 신체적으론 잠은 잠대로 많았지만, 활동하는 시간에는 평소보다 에너지가 올라와서 피곤기는 좀 덜 느껴져서 좋았다는것. 그리고 출퇴근 길의 나무에서 느껴졌던 빛과 그림자에 대한 나의 관점의 변화가 있었다는것. 이 기간동안 나도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배려를 받았었구나 했던 점. 지금까지 사용한 빈 바틀을 보면서 나는 화석시대와 같이 나의 삶의 부분, 부분들이 쌓인 지질층들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며, 이런 여러가지의 컬러바틀은 내가 너무 뜨거운 물에가면 그 온도를 줄여주고, 내가 너무 차가운 물에 들어가면 그 온도를 살짝 높여주면서 나를 조절하도록 도와주는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는 생각을 끝으로 마무리를 하였다.
2021. 9. 18
저번주 15일에 있었던 스터디를 마지막으로 바틀 경험하기 과정을 마친 지금, 이 추석연휴기간 동안에도 아직 이 89번 바틀을 사용중이다. 하체 부위와 발등과 발바닥에 그냥 스윽스윽 발라본다. 이전 바틀들과는 달리 정말이지 왜이리 바틀사용에 대해 느긋함이 생겼는지 진짜 편해진 느낌이 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사용하니 그냥 이 자체로 좋다.
2021. 9. 20
이번 연휴에는 다행이도 코로나 때문에 어딜 방문한다던지 멀리 여행을 가지 않았기에 내 방에 앉아서 바틀 작업을 하기도하면서 온전히 나의 마음에 대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그러던 중, 오늘 나에게 올라왔던 마음의 소리는 바로 <진심 마젠타인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하면 좋게 할 수 있을까? 와 나는 왜 마젠타인 사람을 미워하는가?> 였다.
처음에 이 완전한 마젠타인 직장동료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되고, 배우고 싶고, 따르고 싶고, 곁에 계속 의지하면서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동료로서 열렬하게 정말 심각하게(?) 우리는 함께 같은 길을 갈 수 있는 직장동료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내가 아프고 나서 완전하게 이러한 나만의 세계가 깨져버린 후로는, 나와 그 마젠타분과의 관계는 나에게 너무 힘든 고통스러운 관계가 되버려서, 아직도 나를 괴롭히고 있는 것 같다. 한 3년을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위에서 언급한 나는 왜이렇게 마젠타인 사람을 못마땅해하고 싫어하는 것인가? 에 대한 물음이 자연스럽게 올라왔다. 무엇이 문제지? 어디서부터 대상자와의 관계가 잘못 된것이었지? 내가 정말로 잘못한 것인가? 아니면 그 대상자가 가진 문제인가? 이것이 문제이긴 한건가? 이런 질문이 갑자기 폭발하면서 마구 나에게 쏟아졌다.
그러다가 이 대상자와의 관계서부터 시작된 장면이 역순으로 나와 내 주변과 관련된 모든 인간관계 나와 가족, 나와 친구, 나와 동료, 나와 그외에 관계등등에 까지 파노라마처럼 주욱주욱 지나가면서 보여지는 것이었다. 하나하나 그 관계들을 살펴보면서 나는 깨달았다.
'옴마야~~왠일이야, 10이면 10, 100이면 100! 나를 둘러싼 모든 관계들이 어떻게 하나같이 다 문제가 있었단 말이냐!!! 이거 진심인가?? 아니, 어떻게 이렇게 1부터 100까지의 인간관계들은 나에게 불편한 느낌으로 남아있고, 또는 얼마나 더 남아있을 것인가?', '와, 이거 진짜 문제구나,,,어쩌면 이건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맞을 수도 있겠다. 나에게는 문제가 있었다고 그리 크게 생각하지 않았었었는데, 아니 생각조차 안해본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이거 정말 계속 이러다간 정말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보지 못한채로 계속해서 남은 삶을 살아갔을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에 너무 놀라웠다.
한 3-4명과의 문제가 있었다면 그럴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건 정말 "ALL is ALL"이었다. 이걸 본 순간 나는 정말 난감했다. 그리고 진짜 이렇게 계속 살 수는 없겠다란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는 정말 치열하게 이 부분에 대해 숙고해보고 좀 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의 내가 바뀌어야 한다는 어떤 큰 할 일이 생긴 것 처럼 느껴졌다.
컬러공부를 하면서 있는 그대로 보는 방식을 많이 연습해오고 있는데, 처음에는 이번 이벤트는 '이 개념과는 다르잖아. 이번에는 내가 행동이든 생각이든 뭐든 바뀌어져야해' 했었다. 하지만 이내 곧, 내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나는 그대로 있지만, 내가 가진 관점 내가 타인을 대하고 보는 관점을 다르게 볼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관점을 깨부수어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나를 둘러싸고있던 그 층을 좀 살살 달래보자. 그러다보면 내 머릿속을 채우고 있던 평가, 판단, 편견과 같은 것들이 조금씩은 풀어지지 않을까?' 지난 40년 동안을 나에겐 문제가 없다고만 생각하면서, 나의 부족한 점들. 이것들을 모른 채, 아니면 모른 척 했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것들을 올해 2021년 40이 되어서야 추석연휴에 알게되었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80이되어서 아님, 죽음에 이르러서야 이것을 알게 된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2021. 9.22
이번 마지막 딥 마젠타바틀 경험하기 전까지 내 주변에 있었던 나를 불편하게 했던 아주 큰 가지들은 거의 해소가 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현재에 나를 어색하고 어딘가가 심기가 불편한 것만 같은 이런 나의 감정들이 정말 그 여러가지 중에 마지막으로 해결해야할 것같은 관문으로 다가온 것 같다. 신기한건 이 마지막 관계에서 내가 해결, 레팅고를 해야할 대상이 마젠타의 성향의 사람이라는 것과 현재 작업하고 있는 바틀은 딥마젠타라는 것 이러한 상황도 참 나에겐 신기할 따름이다. 어제 나에게 불쑥 올라왔던 깨달음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나를 닦아내야하겠지만, 지금 생각은 이렇다. 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한가위! 풍성한 추석날 받은 나의 소중한 선물. 불혹이 되어서야 알게된 깨달음. 나에게 레드-딥마젠타와의 시간이 주어짐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