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하고 상쾌하고 살아있는 느낌의 향이 내가 이 91번 바틀과의 마주침에서 받은 첫 이미지이다. 이 컬러는 그린과 옐로우 컬러의 조합이라고 하는데, 완전히 초록초록한 색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랑 컬러가 강하지도 않은 중간 컬러의 색이다. 옛날 내가 초딩시절 우리아빠의 군복색을 떠오르게 하기도 하고, 풀잎 색 같기도하고,,, 또 내가 좋아하는 올리브열매 컬러이기도 하다.
이번에 올리브 바틀은 약 일주일 기간내에 시간이 날 때마다 수시로 발랐었다. 여러개의 바틀 중에 이 91번 바틀을 보았을 땐, 별로 손이 안갔었다. 이번에 바틀 경험하기 작업을 하면서 처음 발라보게되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다른 것 잘 모르겠지만, 첫 향이 정말 기분 좋은 향이었다. 기분이 꿀꿀할때 이 올리브바틀의 향을 맡으면, 나의 텐션이 약간은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바틀을 바르기 전에 뭔가 좀 힘들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다르게 오히려 내가 겪고 있는 하루하루의 조그마한 일상생활이 그냥 유하다고해야하나?? 평소에 났던 짜증과 나의 화의 레벨의 정도가 좀 다운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올리브 바틀을 바르는 기간 동안 오라소마 올리브 컬러 음악을 잠잘 때와 집에 있는 동안 계속 들으면서 작업을 하였다.
91번 바틀을 바르는 기간 동안 유난히 다른 바틀에 비해 잠자는 동안 엄청 깊게 잠에 빠져들었었다. 일어나고 나서도 계속 잠을 더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자는 동안 정말 이렇게도 내가 깊게 그리고 푹 잠을 자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잠을 잔 것도 신기하다.
21. 6. 25 ‘너그러움’ 올리브 그린 바틀이 이번에 나에게 준 메세지이다. 퇴근길에 동료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람과 동시에 불쾌감이 올라왔었다. 동료들과 헤어지고 혼자 집으로돌아 오는 내내 기분이 찝찝했었다. 결국 나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와 이야기를 하며, 내 머릿속에 하나씩 둘씩 정리가 되어감을 느꼈다. 내가 친구에게 먼 헛소리야? 생각할 수도 있을 질문도 하고 나름 답변도 하면서 얻어진 오늘의 선물은 바로 너그러움이었다. 내가 너그럽지 못했구나... 내가 그동안 특히 나에게 너그러이 대하는 게 전혀 없었구나... 나에게 왜 실수란 것을 전혀 용납하지 않았을까?? 나에게 이 정도 이니 당연히 내가 아닌 타인에게도 겉으로는 이해하는 척 하면서도 속으로는 엄격했던 내가 보였다. 갑자기 내가 나 자신을 어루만져줘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눈물이 터져나왔다. 이번에는 비록 짧은 눈물이었지만, 처음 올리브 그린 바틀이 나에게 쉽게 슥슥 발라지는 그 느낌처럼 내가 내 자신을 잘 어루만져줄 수 있겠다는 그런 마음이 올라왔다. 물론 여유있게 어떤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서 대처하기는 아직은 나는 힘이 든다. 내공이 많이 쌓이지 않았기도 하거니와 원래의 내가 가지고 있는 성향이 너무 성벽처럼 둘러쳐져 있는 것도 그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너그러움의 층이 하나씩 하나씩 자연스럽게 쌓여가고, 그 과정에서 발견하는 삶의 지혜를 통해 내가 그 순간 순간 행복이란 필름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