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받고 싶어하는 나의 강한 에고가 오늘 다시 튀어나왔다. 엄마 지인의 집에 같이 방문하러 가는 도중, 걸음이 빠른 엄마가 먼저 다른 길로 가고 있길래, 꽤나 떨어진 곳에 있단 엄마를 큰소리로 불러야했다. “엄마~!!!!, 일루와!!!” 엄마는 나를 보았고, 내가 손짓하는 방향이 아닌 원래 가던 방향으로 간다는 표시를 하신다. TT 다시 나의 급해진 손짓과 함께, 다시한번 “엄마!!“ 했지만, 엄마는 본인이 선택한 길로 죽 가셨다. 나는 느낀다. 엄마는 내가 선택한 방향으로 오지 않을 거란걸. 그리고 나도 결정한다. 나도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에 맞춰 갈것이라고.
결국 서로 다른 길로 가게되었다. 어차피 내가 가는 방향에서 만나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만나게 될 곳으로 가는 도중의 내 마음은 폭주하는 기관차로 돌변해가고 있었다. 열이나기 시작하면서 부아가 치민다. 그리고 나를 따라주지 않은 엄마가 꼴보기 싫어졌다. ‘아니, 내가 가는 길로 가야 방문할 집과 연결되는 지하철이랑 가까운데, 도대체 왜 저기로 간거야? 오라고 했는데도 오지도 않고 저렇게 고집피우는 이유가 머지? 엄마! 하고 크게 부르는 내 입장은 생각 안해주나? 왜 오라고 외친 내 목소리를 무시하는 거지?…정말 화가나고 짜증이 올라와 미쳐버릴것 같았다.
이렇게 비슷한 상황일 때마다, 이런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니 더 그랬던 것 같다. 결국 나는 지하철 타는 곳 출입구에 먼저 도달하여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엄마는 본인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는게 아니냐고 되물으신다. 나는 거기가 아니고 여기라고, 그러니까 아까도 여기로 가자고 손짓한거 아니냐고 하면서 왜 그렇게 고집을 피우냐고 말했다. 어쨌든 여기로 오라고 하고 엄마와 나는 결국 만났다. 그 시간부터 집에 오는 내내 나는 부어 터져있었다.
나는 나를 인정하지 않은 엄마라고 생각을 한 후 부터 엄마와 완전히 분리되어 있었다. 몸과 마음이 완전히 다 말이다. 엄마 지인분을 만나는 동안에는 나의 감정을 숨기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 인사성 바르고 착한 딸인척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 분의 집을 나서는 순간 다시 나는 아까의 분노에 가득찬 나의 원래 모습대로 돌아왔다. 그때 엄마가 이것저것 말을 붙였을 때 나도 화를 좀 가라앉히고 했었다면 어땠을까? 하지만 집에 돌아오는 순간까지 나는 부아에 가득차 있었다. 결국, 지하철에서 나의 행동은 정점을 찍게 되었다.
거의 퇴근시간 다되어 갈 때라 지하철 안은 점점 사람들로 가득차오고 있었다. 나는 노약자석 의자가 없는 곳에 엄마와 옆에 있었다. 나는 그때 아무것도 잡지 않고 핸드폰을 보다가 밖을 보다가 하였다. 두 정거장을 지나고 어떤 아주머니 두 분이 내 쪽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지하철이 출발하면서 심하게 흔들리는 순간, 그 분들 중 한분이 나의 왼쪽 팔을 아주 세게 붙잡았다가 떼시게 되었는데, 그 찰나 바로 나에게 미안하다는 말씀을 안하시는 걸 보고 빈정이 확 상해버린것이다. 나는 바로 그 아주머니를 보란듯이 오른손으로 아까 그분이 잡아 당기셨던 내 팔쪽 부분을 탁탁탁탁하고 아주 세게 터는 행동을 하였다. 누가봐도 나 무지하게 화났소! 이런 행동이었다.
사실 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두어번 있기도 하였고 그때마다 나는 상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단 한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내 앞에 계셨던 어떤 분은 넘어지지 않기위해 나의머리를 잡아당기던 행동을 하셨든지, 어떤 젊은 여자분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나의 복숭아뼈를 세게 치고 가던지 해서 나에게 아픔을 주었었다. 하지만 모두 나에게 미안하다. 괜찮느냐? 라는 말을 하지 않았었다.
여튼, 이런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지하철에서 특히 나의 신경은 예민해져있다. 그런데 오늘 또 누가 나를 잡아당기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그것도 엄마와의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말이다. 그 광경을 본 엄마는 나중에 나에게 못됐다란 말을 하셨다. 내가 너무 기분나쁜 티를 내서 그 분이 미안해하지도 못했을 거라고 하셨다. 또한, 같이 타셨던 그 분과 쑥덕쑥덕 내 말을 하는 것 같더라하시며, 나의 행동에 대해 말씀하셨다.
내가 전에도 이런 경험도 있었고, 그 아주머니는 내 팔을 잡고 뗄 때 미안하다 바로 이야기 하지 않고 그 옆에 아주머니랑 원래하던 이야기를 하는 모양새여서 내가 일부러 더 그렇게 행동한거라 말을 했지만, 엄마에겐 전혀 먹혀들어가지 않았다. ”너가 그렇게 행동한 것은 아까 나에게 화가 나 있었기 때문에 더 그렇게 한 거야!“라고 하시길래, 나는 그것도 전혀 영향을 안 준건 아니었지만 그것보다 나는 그 아주머니의 바로 사과하지 않는 모습때문이었다고 해도, 엄마는 내 말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나는 이 말을 덧붙였다. ”사실은 일부러 더 그렇게 행동한거야.
보통 나는 그런 경우에 미안해서 바로 손떼자마자 정신차리고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하고 물어봤을 거야. 그런데 그분은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본인 이야기속으로 빠져들었잖아! 그래서 내가 더 그렇게 티나게 행동했어.” 이렇게 엄마와 나는 다시 분리가 되었다. 엄마의 반응에 서운해진 나는 반신욕을 하고, 내방에 와서 바이올렛 에어스프레이와 바이올렛 포맨더를 바르고 계속 생각하였다. 내가 또 인정욕구를 버리지 못한 것이 보였다. 처음 길을 갈때, 내 말을 인정해주지 않은 엄마의 모습에 나는 불같이 화가났던 이유가 아마도 나의 인정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지 못해서였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세도나 마음혁명을 읽으면서 연습했던 과제가 떠올랐다. 나는 인정욕구에 대한 마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원하며, 자유로워지기를 결정하겠다라고 선언하였었다. 그런데 오늘 그러하질 못하였다. 실패했다는 생각과 함께 갑자기 엄마에게 상처를 줬다는 생각이 올라왔다.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아까 내가 핀잔을 주었던 그 지하철 아주머니한테도 왠지모를 미안함이 올라왔다. 마음이 울컥해진다. 미용감사를 하였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나에게도 그렇게 행동했을 수도 있었어라고 위로해주었다.
엄마에게 위로 받고 싶었지만, 그럴수 없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나라도 나를 위로해주자란 마음으로 위로를 하였다. 그리고 지금 생각하는 것은 오늘 좋은 경험을 했다고 받아드리자이다. 그리 썩 기분 좋은 경험은 아니지만, 내 인정욕구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되는 연습이라고 생각을 하니 조금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기도하다. 마음이 좀 불편하기는 하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드려야겠다. 연습이다. 나는 천천히 자유로워지는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