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마음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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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판정을 받은 후에,

구로 고대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며,

핸드폰 충전기를 병원에 있는 충전기함에 두고 온 적이 있다.

 

병원을 갔던 날 역시,

대학병원이란 크고 정신 없는 환경에 압도되어

의사진료를 마친 후,

충전기함에 두었던 나의 충전기를 가지고 가는 생각을

미처 못하고 두고 집으로 온 적이 있었다.

 

집에가는 셔틀 버스가 집 근처의 반 정도 오는 순간,

"아,,,,,"하는 나의 탄식과 함께,

걱정과 불안이 많은 나의 마음은 요동질 치기 시작했다.

 

'다시 병원을 가야하나,,,'

'아 그런데 다시 가기는 너무 귀찮다.'

'그거 머 얼마나한다고,,,,다시 찾으러가?'

'아니야 그래도 내동생이 구해다 준 건데 그냥 버리긴 아까워...'

별별 생각이 내 마음속에서 싸우고 있었다.

 

한 3일정도를 이런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지내다가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진료시 병원에가서

충전기함으로 곧장 가서 확인을 했다.

 

그렇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1-2달 후에 간 병원의 충전기 함에

내 충전기가 있을리가 만무하지.

내 게으름을 탓해야지 누굴 탓하리?

이런 생각과 동시에 내 발걸음은 안내데스크에 문의를 하고 있었다.

결과는 역시 찾지 못했다.

 

결국 진료 받고 꾸리구리한 마음을 가지고

집에와서 한동안을 울적해했다.

 

그러다가 그날 충전기를 빌려달란 동생의 말에,

가지고 있던 충전기를 주자,

내가 전에 병원에 두고온 충전기도 있지않냐 하며,

그 오리모양의 노란 충전기를 물어보더라..

그와 동시에 내 마음이 왜 그렇게 아리던지....

내가 잃어버렸다는 사실이 다시 상기되면서,

동생에게 받았던 내 충전기에 두었던

나의 미련이 나를 다시 속상하게 만들었다.

동생이 준 선물을 잘 간수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함께...그냥 싫었다.

그 느낌이.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 느낌이 싫다.

하지만,  그 날 동생의 따뜻한 말한마디로 인해 내 마음이 한층 가벼워졌다.

 

"이거 깨진 거라도 써. 잊어버린거 대용으로,,"

 

아니 이 충전기는, 전에 역시 나에게 쓰라고 했던건데,

내가 하도 물건을 떨어뜨리기를 잘하니,

이 충전기 역시 잭을 연결하는 부분이 좀 깨진상태로 있었었다.

이걸 본 내 동생이 위험하다고 당장 버리라고 했는데,

나는 괜히 작동은 잘 되니 아까워서 몇 일 몇주를 더 사용하기를 고집하며,

버리질 않았었다.

 

그런데 언제 한번은 책상위에 놓인 그 깨진 충전기를 보게 된 후,

내 동생은 가져가며 이거 버릴꺼라고 하고 가져가길래,

평소같으면 그냥 둬어!! 하며 앙탈을 했겠지만,

그날은 그냥 그냥 두자 란 생각에 그냥 내비뒀었었다.

 

그 뒤로 나는 그 충전기는 버려진 줄 로만 알았었는데,

이렇게 다시 보다니....

먼가 내마음이 뭉쿨해졌다.

 

동생이 준 물건을 잃어버린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었는데,

먼가 동생이 나를 위로해주고, 내 마음을 알아준다는 느낌?

 

나중에 동생한테 물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안다고 하지만,,

그 날 나는 동생에게 무지 고마웠다.

 

뾰족한것 같지만, 실제로 보면 내동생은 너무 너무 착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랑스러운 동생이다.

지금은 귀엽다고 하기엔 너무 커버렸지만, 나에게는 여전히 어릴 때 손을 꼬옥 붙잡고 다니었던 하나밖에 없는 내동생이다.

 

고마워 우리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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