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마음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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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으로 생각하라’ 란 말이
보편적으로 삶에 있어 도움이 된다고
믿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데, 가끔은 이 개념을 접어두고,
‘최악의 경우이다’ 라고 생각을 하면
좋은 점이 있다.

그렇다.
2020월 9월 23일 수요일 오전 10시 10분.
이 순간에 나는 내 암덩어리의 원인이 되는 균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이야기 들은 순간에 말이다.

사실 나는 오늘 병원에 가기 전에 이렇게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방사선치료를 하던, 항암치료를 하게되던, 수술을 하든지 간에, 그렇게 하면되지. 되겠지. 그렇게 하지뭐. 엎질러졌어. 이것도 내 운명이라면. 내 몸의 균이 두려움이랑 포장지 안에 들어있으니, 이제 그 포장을 풀러서 마주쳐야지.” 라고 말이다.
이렇게 난 나의 두려움 상자의 포장이 열리기 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왠걸????
*~*
“이번엔, 헬리코박터 균이 발견되지 않았어요”
란 말이 내 귓가에 들렸다.

(...)

(...)

(...)

시끄러운 대학병원 외래 진료실 안에서 다른 외부 소리는 나에게 들리지 않았다.

‘균이 없어지다. 균이 없어지다. 균이 없어지다.’

분명, 나는 내가 암 환자라는걸 부정하지 않고 치료를 기꺼이 받겠다란 생각을 함에 있어서 현실에 뛰어들기로 결정했었다.

그러나, 결과가 뜻밖이었다.
물론, 정말로 내가 수술이나 항암치료 같은 무거운 치료 계획을 들었었다면, 또 다른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 만큼은 내가 최악의 경우를 믿고 있어서 너무 다행이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오늘은 내가 균과 싸워서 이긴 날이다.
2020.3.28일 말트 림프종을 진단 받은 지 180일 째 되는 날에 말이다.

그래서 나는 내 자신에게
아주 아주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칭찬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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