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 내가 나와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것을 그래서 내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한숨 자고 난 후에 오늘 아침 생각은 내가 나를 마주 하는 것이 이렇게 힘들다니이다. 힘들 수도 있었는데, 그 부분을 아예 간과했기에 내가 그동안 사회에서 마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에너지 소비가 심하고 힘들었던 것이었다.
좀 더 내가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일단 내가 내 자신과 친하지 않으며, 나는 나에게서 싫은 점이 많다라는 것부터 인정해야한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기본이 튼튼 하지 않는 나는 아무리 내가 노력을 해 보아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 온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동안 해왔던 노력들, 시간 장소 사람들이 아예 소용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같이 에고가 너무 강해서 어디를 찔러 봐도 들어올 수 있는 구석이 아무것도 없는 동그라미처럼 완전히 막혀 있는 사람에게는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나 시간들이 너무 오래 걸리기에 어떻게 하면 나는 나와의 관계가 좋지 않다, 나는 나를 싫어한다, 나는 나 친하지 않다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가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시작점을 설정할 필요가 있고, 또 이부분을 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어릴 적 부터 30대 후반까지는 그저 주위의 기대에만 발 맞추어 살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주위의 시각에서 철저하게 내 자신의 게으른점, 인정받고 싶은점, 무식한 점에 대해 숨기고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남들앞에서 자랑하는 것이 아닌 겸손해야하고, 지적이어서 샤프한 이미지를 추구하고자 강력한 사회적 페르소나를 나의 맨 앞줄에 아주 겹겹히 강철로 만들어 누구도 깨뜨릴 수 없게 세워두는 노력을 엄청나게 해왔고 여전히 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생각해 보았을 때, 내가 얼마나 내 자신에게 써고 모자랄 에너지를 내가 아닌 외부에 써오느라 애를 썼는지 그리고 정말 괴로울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사실이 보이는 것이다.
힘들었던 30대 후반 에서 40대 초중반 까지는 그냥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듣거나 여러 가지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을 이용해서 노력만 하면 되겠지 하면서 시간이 지나 갔지만, 지금은 진정 나를 위한 시간과 에너지를 나의 내부로 가져올 수 있게 하는 나의 주체성을 찾아서 행동 하기를 원한다. 자신을 알기 위한 시간과 노력을 나보다 더 투자한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동안 내가 한 짓이 너무 힘들었고, 지치고 또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40 후반이 되어가는 지금 강하게 올라온다. 이번달 말에 암진단을 받은지 5년 째라 이 마지막 검사만 통과하면, 합격이라는 담당의사의 말을 들어서 인가? 나에게 다시 한번 인생을 잘 헤쳐갈 수 있는 기회가 온 것 때문인지?
나의 게으름으로 인해 나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는 나는 그 알고 있는 점을 보지 않으려고 피하기만 해 왔었다. 위의 이유 때문인지 아니면 진짜 내가 성장하고 싶은 이유인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내 자신은 지금 그 부분에 대해서 들처 내어 바뀌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다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