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11. 25~26.
약간의 긴장감 반 호기심 반으로 시작시간에 맞추어 토요일 아침부터 정신없이 세션 장소인 동대입구로 향했다. 지각인줄 알았는데 지각은 아니고 시작 5분전 도착했다. 이미 자리가 다 거의 채워져 있어서 바닥에 앉아서 참여하게 되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나오는 모르는 사람으로부터의 에너지 그리고 흘러나오는 힘이 느껴지는 음악으로 인해 무언가 내가 분위기에 살짝 압도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리를 잡고 참여한 사람들의 숫자를 어림잡아 세어보니 약 5-60명정도 되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사이에 있아보게 된 적이 대체 얼마만인지??
이 과정은 10분간의 명상과 함께 시작되었다. 토니모리슨의 타르베이비란 책을 바탕으로 가이드인 달마와 풀라 선생님께서 소설내용에 대한 설명과 함께 클라이언트들의 문제들을 연관지어 삶에 대한 통찰로 이르도록 도와주시는 역할을 하신다.
이 과정에서 가족세우기란 기법이 사용이되는데, 여기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은 둥글게 둘러 앉아 있게되고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공간인 ‘장’에서 해결할 문제가 있는 클라이언트들의 가족이나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보통은 실제 가족이 아닌 그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참가자가 문제가족의 대리인으로 역할을 함으로써 모든 참가자 들은 클라이언트의 가족들과 간접 만남을 경험하게 된다. (허나, 여기서 실제 가족도 참여할 수도 있다.)
1차와 2차 워크샵 모두 주로 이 가족세우기 기법으로 주말 8시간 동안 계속해서 진행되며, 점심 시간 후에는 춤추며 몸에 대한 긴장도 날리고 에너지화 시키는 작업이 포함되었다.
앞에 타르베이비 소설 설명과 클라이언트들과의 면담작업까진 무난하게 진행이 된다. 그러나 그 직후 바로 클라이언트의 가족들을 ‘장’에 세울 때 참여자들이 나타내는
반응들을 보면, 처음 접하는 사람들의 경우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어리둥절하거나 심지어 두려움에 사로잡힐 수 있다. 생각보다 가족 역할을 하는 대리인들의 반응이 센 경우를 여러번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아니 이거 진짜 미친사람들 아닌가? 하는 것이 나의 첫 반응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춤추는 춤명상 시간에는 많이 어색하기도 하고, 아무도 모르는 환경에서 몸을 흔들어 대야한다는 사실이 전혀 나에게 와닿지 않았기에 마치 나는 ’나는 얼음이야!‘ 하는 태도로 움직이지 않고 커다란 돌멩이처럼 우두커니 서서 춤추는 사람들을 쳐다만 보고 있었다. 내가 만약 사회성이 좋고 좀 유연하다면 조금이라도 흔들었을 텐데 나는 그 순간 완전히 어둠속에 갇힌 느낌이들었고 매우 불편했다. 차라리 이곳이 클럽 스테이지였다면 난 맨정신이더라도 춤을 추었을 것이다. 하지만 불이 켜진 이 환한 곳에서 몸이 전혀 반응을 하지 않았다. (어쩔 TV) 심지어 내일 남은 2차 세션에 참여하기까지 싫은 마음까지 올라왔다. (바로 퇴장 안한게 어디임 ㅜㅜ) 하지만, 나는 나를 성장시키고 싶은 욕구가 컸기에 이 싫은 마음은 나를 계속해서 이 과정 속에 남게 하였다.
이날 내 마음에 남았던 부분은 내가 가지고 태어난 생명력은 내가 원하는 삶의 목적이 향하는 대로 이동한다는 것, 즉 내가 삶을 선택한다면 나의 생명력은 삶을 향해, 죽음을 택한다면 죽음을 향해 나를 이끈다는 점, 각자의 맡은 가족내의 위치를 잘 잡는 것이 전체 각족 멤버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쳐 좋은 가족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것, 각 세대별 그들이 진 빚에 대해선 아래 자손들에게 미루지 않고, 본인 대에 커트를 할 수 있고 본인이 책임을 져야한다는것, 부부사이의 관계엔 자식이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것, 나에게는 이 세상에 온전한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해준 완벽한 부모님이 계시다는 점들이었다. 이 외에도 수업 중간 중간에 깨달음이 조금씩 올라왔지만, 이 정도로만 기억이 난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