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보고 내 이야기에 귀 귀울여주는 사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엄마가 있는 사람이라면,
세상에서 제일 든든한 사람은 마주보고 내 이야기에 귀 귀울여주는 친구가 있는 사람 같다. 술도여. 별로 친구란 관계에 대해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나에게 잔잔한것 같지마 좀 컸던 마음의 울림을 준 드라마를 오랜만에 보게되었다. 술꾼도시여자들. 처음에 술을 엄청 말마시는 친구 세명의 코미디 영화라고만 생각하고 그냥 머리비우려 봤던 드라마였는데… 토요일 하루종일 보고 일요일까지 한 시즌을 본 후 아직까지도 무거운 마음이 그리고 내 비우려고 했던 머리가 더 채워진 느낌이다.
그렇다. 이번에 마와 마주한 주제도 역시 관계인 것 같다. 드라마와 함께 결부시키면서 친구라는 주제로 한정 된 것같지만, 따지고 보면, 친구라는 것이 내 또래에 친구, 이성친구 말고도 가족, 이웃, 사회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 그 이외에 세계 여러 모든 사람들과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동안 친구관계에서도 너무 좁게만 그 정의를 한정해 온 것같다. 친구를 만드는 것조차 규칙을 세우고, 경계를 만들고, 성을 쌓고…
그런데 그냥 오늘 문득 든 생각은..
바로 그거 였다.
“마주보고 내 이야기에 귀 귀울여주는 사람”
오늘 엄마랑 같아 저녁을 먹으면서 대화를 했다. 사실. 안하려다가 했다. 괜히 이 말을 하면 엄마가 혹시라도 못마땅하게 생각하실것 같아서. 그런데 그냥 했다. 요지를 이렇다.
“엄마 나는 친구랑 전화통화를 하면, 앞에 사람이 안보이더라도, 그 수화기 넘어에서 들리는 친구 목소리에 집중을 해. 동시에 다른일을 안하는 편이야. 그런데 내 친구는 나한테 안그런거 같아서 그냥 속상해. 친구는 본인이 정해놓은 시간에만 전화하는 것 같아. 항상 무엇을 같이 하면서말이야. 그래서 머 비뚤어질테다!!!” 하고 심퉁을 내본다.
물론 내가 이만큼 상대에게 해준다고 친구도 나에게 그만큼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비뚤어진 것일 수도 있다. 근데, 그냥 나는 그냥 킬링타임용이 아닌 서로에게 정말 진심인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것 같다. 그럼 왠지 세상에서 나는 정말 든든할 것 같기 때문이다. 물론 그 대상이 엄마면 정말 세상을 다 얻은 것 같겠지?
그런데, 오늘은 엄마와 내가 바로 그런 관계가 된 것 같았다. 식탁에 마주 앉아서 엄마는 내 이야기에 집중해주었고 나는 엄마가 내 친구같다는 생각을 처음하게 되었다.
전에 동생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예전에 엄마랑 또 투닥거리며 많이 싸우고 그랬을때, 내 동생은 마치 참새같은 메신저 역할을 하곤했다. (머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엄마는 그러시더라고. 엄마는 누나랑 친구같이 쇼핑도 같이하고 이야기도 잘하고 지내고 싶었다고…이 말을 들었을땐 그런 마음 가진 사람이 나한테 왜 그래? 이렇게 그냥 반항적인 생각만 들었었는데…
저녁을 다 먹은 후, 엄마가 먼저 칫솔을 들고 이를 닦기 시작하셨다. 그걸 보고 나도 내 칫솔을 집어들고 엄마 옆에가서 “나도 엄마 옆에서 같이 이 닦아야지~?!?!” 하면서 이를 닦았다. 얼른 내 이를 다 닦고 엄마에게 레이디나다 퀸트에센스 포맨더로 엄마 뒷모습에 해주었다.
어느샌가 나는 이제 40대가 되고 엄마는 70대가 되셨다. 내가 하고싶은 일하며 살겠다고 엄마와 함께 하지 못했던 지난 몇 년간의 시간까지 아까울 정도로 엄마와 친구같이 자내자 못한것이 못내 참 아쉽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더욱이 엄마와 난 친구가 될것이라고 다짐해본다.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고 든든한 멋진 우리엄마. 정말 세상최고로 사랑해!!!!